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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버다이머 일상大공개

[디지털포럼] 웹 2.0, 제대로 적용하자

원문 작성일: 2008/02/12 11:25

 

현석진 사이버다임 사장

 

근래에 들어 ` 2.0'이라는 용어를 얼마나 많이 듣고, 보았는지 모른다.

 

신문기사에서부터 서적, 콘퍼런스, 블로그, 광고 등 가히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. 길거리에서 `치킨 2.0'이라는 간판을 보았을 땐 살짝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웹 2.0이라는 용어가 일시적으로 반짝하고 사라질 수사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버려야 함을 느낀다. 이미 IT 분야를 넘어서 사회ㆍ경제ㆍ문화 전 분야에 걸쳐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 됐다는 말이다.

 

현재 지식관리시스템(KMS), 기업지식포털시스템(EKP)을 도입하는 국내 공공기관을 비롯해 여러 기업들에서는 `엔터프라이즈 2.0'이라는 용어도 유행하고 있다.

 

엔터프라이즈 2.0은 하버드대의 앤드류 맥아피 교수가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, 참여ㆍ개방ㆍ공유를 지향하는 웹 2.0 철학을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에 적용하려는 노력에서 등장했다. 이는 `강제적인' 참여와 공유로 인한 과거의 지식관리 상의 문제점을 반성하고 `자발적인' 참여와 공유로의 전환을 통해 참다운 지식경영 문화를 정착하고자 하는 노력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.

 

그러나 최근 지식관리솔루션을 공급하는 입장에서 보면 본말이 전도된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. 2.0의 철학이 ` 2.0 기능'이라는 말로 대체돼 단순히 드래그&드롭(Drag & Drop)과 같은 화려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나, 태그ㆍRSS(Really Simple Syndication), 블로그, 위키 기능이 포함되면 마치 웹 2.0 철학이 반영된 시스템인양 대접을 받는 것이다.

 

과연 조직의 구성원들이 웹 2.0 패러다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가를 따져 보는 것은 어느덧 뒷전으로 밀려나고 화려한 웹 구현 기술의 적용만이 시스템 구축의 목표가 되고 있는 것이다.

 

그렇다면 진정한 웹 2.0의 실체란 무엇인가?

 

이는 웹 2.0이 지향하는 정신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. 자발적이라는 말이 생략된 참여ㆍ개방ㆍ공유라는 키워드는 이미 인터넷 이전의 PC통신 시절부터 존재해 왔지만, 현재에도 웹 2.0의 실체로서 진정한 가치가 있으며, 이는 웹 2.0이 아니라 웹 3.0의 시대가 도래해도 여전히 변함 없을 것이다. 뿐만 아니라 이는 웹 2.0으로 대변되는 닷컴기업이나 엔터프라이즈 2.0을 도입하려는 전통기업과 공공기관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.

 

2.0을 도입하는 조직의 문화적인 측면을 고려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이후에 웹 기술을 구체화하는 것이 진정으로 웹 2.0을 지향하는 바가 될 것이다. 2.0의 정신을 기업에 적용하기 위해 `SLATES'라는 구체적인 도구를 제시한 맥아피 교수도 열린 문화, 경영진의 솔선수범, 단계적 접근 그리고 통합 플랫폼과 같은 조직 문화적인 측면을 그 실천 방안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. SLATES `Search', `Links', `Authoring', `Tags', `Extensions', `Signals'이라는 여섯 가지 도구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로, 엔터프라이즈 2.0의 실천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.

 

이미 많은 조직에서 지식경영솔루션을 도입하고도 구성원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유 문화를 이끌어 내지 못한 채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경험이 있다. 최신의 웹 기술로 무장한 웹 2.0의 화려한 모습이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다. 무엇을 먼저 어떻게 해야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의 지식을 자발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할 것인지가 여전히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이며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는 것이다.

 

한때 웹 2.0이 시대의 큰 흐름이 될지, 아니면 잠시 반짝하다가 사라질 단순한 유행에 불과할 지에 대한 논쟁이 지속된 적이 있었다.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웹 2.0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될 변화의 큰 흐름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.

 

이 흐름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참여 기반형 웹 기술이 웹 2.0의 실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고, 솔루션을 제공하는 벤더의 `2.0 마케팅'에 휘둘려 정작 달은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끝만을 바라보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.